이번 포스팅에서는 서양음악의 역사 중 고전 시대를 다루겠습니다. 이 시대는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이르는 시기로, 이전 시대인 바로크 시대에 등장한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 장르와 형식들이 구체화 및 형식화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음악은 구조와 형식을 중요시하는 '형식주의'의 성격을 가지며, 이는 현대 클래식 음악의 기준이 됩니다. 고전 시대의 전반적 특징과 음악 양식, 대표 장르, 작곡가, 주요 작품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전반적 특징과 음악 양식
고전(Classic)시대는 시대 명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시기입니다. 1750년에서 1820년까지 70년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서양음악에서 가장 주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 시대인 바로크 시대에 새로이 등장한 많은 장르와 형식들은 이 시대에 이르러 더욱 구조화되고 구체화되어 명확한 형식을 갖게 됩니다. 음악이 형식을 뚜렷한 형식을 가지게 되면서 작곡가들은 음악 창작에 있어서 '형식'을 가장 중요시하게 되며, 작품의 가치를 판단할 때에 형식이 가장 주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처럼 음악에서 구조와 원칙을 중시하는 경향을 '형식주의'라고 하는데, 형식주의 음악은 예측과 계산이 가능할 만큼 정형화되고 구조화된 음악 양식이며 반복되는 구조와 원칙을 선호합니다. 때문에 이 형식의 음악을 들으면 절제되고 구조적인 아름다움,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바로크 시대와는 달리 개인의 감정이나 개성의 표현은 감소하게 됩니다.
대표 장르 - 소나타, 협주곡, 교향곡, 오페라
고전 시대의 대표적 음악 장르로는 소나타, 협주곡, 교향곡, 오페라, 칸타타와 오라토리오, 실내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소나타(Sonata)
소나타는 소나타 형식을 사용하며 피아노나 현악기를 위해 작곡된 독주곡입니다. 3악장 구성이며 제시부, 전개부 재현부로 진행됩니다. 제시부에서는 주제를 제시하는데 보통 2개의 주제가 등장하고 전개부에서는 이 주제를 다양한 형태로 변주하여 발전시킵니다. 그리고 재현부에서는 주제가 다시 등장하며 마무리하게 됩니다.
협주곡(Concerto)
협주곡은 오케스트라 연주에 독주가 더해지는 형식으로, 다인의 오케스트라와 솔로 연주자가 대화하듯 연주를 주고받으며 함꼐 연주하는 독특한 연주형태입니다. 협주곡 역시 제시부, 전개부, 재현부의 3 부분으로 구성되는 소나타 형식을 사용하는데, 여기에 '카덴차'가 더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카덴차는 독주자가 자신의 기량대로 자유롭게 연주하는 구간으로, 독주자는 카덴차에서 화려한 기교와 연주 실력을 발휘함으로써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돋보일 수 있습니다.
교향곡(Symphony)
교향곡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대규모의 작품으로, 형식주의의 절정을 보여주는 장르입니다. 교향곡은 악기의 다양성을 활용하여 다채롭고 풍부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교향곡은 교향곡 형식으로 구성되는데, 3악장 구조의 소나타 형식에서 더욱 발전하여 4악장 구조를 가지며, 각 악장은 서로 다른 빠르기와 분위기를 가집니다. 1악장은 화려하고 활기찬 주제를 빠른 템포로 연주하는데, 주제가 제시된 후 다양하게 변주되어 나타납니다. 2악장은 서정적인 멜로디를 느린 템포로 연주하고, 3악장은 익살스럽고 경쾌한 분위기의 스케르초가 빠른 템포로 연주되는데, 여기에는 춤곡 리듬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마지막 4악장은 다시 활기차고 빠른 분위기로 돌아오며 화려하게 마무리됩니다.
오페라(Opera)
앞서 설명한 세 개의 장르는 기악곡입니다. 바로크를 거쳐 고전시대로 오면서 기술과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악기도 개량되어 화려한 기교와 기술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기교적인 기악곡이 큰 인기를 끌게 되어 상대적으로 성악 장르가 약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성악 장르가 있는데, 바로 오페라입니다. 오페라는 바로크 시대에 등장한 극과 음악이 결합된 무대로, 영웅적 신화나 사랑이야기, 비극적 서사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집니다. 오페라는 가수들이 1인 1역할을 맡아서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와 춤, 무대 연출까지 소화하는 종합무대예술이며, 이 흥미로운 장르는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주요 작곡가와 작품
고전 시대에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Wien)를 중심으로 음악이 성행했습니다. 당시 가장 주목받던 작곡가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은 모두 동시대에 동 지역에서 활동하였으므로 '빈 악파'로 불립니다.
하이든
하이든은 오스트리아 작곡가로 협주곡과 앙상블 음악, 교향곡 등 수많은 기악곡을 작곡했습니다. 특히 초기 교향곡의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서 '교향곡의 아버지'라는 별명도 가지게 됩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교향곡 94번 '놀람', 교향곡 45번 '작별', 교향곡 101번 '시계', 오라토리오 '메시아'가 있습니다.
모차르트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 작곡가로 어릴 적부터 피아노 연주로 유럽을 여행하며 '음악의 신동'으로 불렸습니다. 그는 기악곡과 성악곡의 구분 없이 다양한 작품을 남겼는데, 실내악, 협주곡, 교향곡, 오페라 등 거의 모든 장르를 아우릅니다.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선율, 화려하고 기교적인 화성, 다양한 감정의 표현과 조화를 다채롭게 드러내며 뛰어난 작품을 작곡하였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과 '마술피리', 교향곡 41번 '주피터', 클라리넷 협주곡, 피아노 소나타 '터키 행진곡'등이 있습니다. 그는 세 작곡가 중에서도 오스트리아에서 지금까지 가장 사랑받는 작곡가로 국가의 위인처럼 여겨지며 , 오스트리아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음악 축제와 행사, 건물, 거리, 가게, 기념품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베토벤
베토벤은 독일 태생이지만 주로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했으며, 고전 후기 작곡가로서 이 시대 음악의 절정을 보여주며 다음 시대인 낭만 시대의 선구자 역할을 한 작곡가입니다. 베토벤 역시 협주곡, 소나타, 교향곡,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는데 특히 그의 교향곡 9곡은 형식주의 음악의 최고 수준을 보여줍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두각을 나타내며 한 때 독일 국왕의 후원을 받아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하였으나, 고립적 성격과 건강 문제 때문에 말년에는 고단한 음악 활동을 했습니다. 기악곡인 교향곡에 최초로 합창을 삽입하여 형식적 틀을 깬 선구적 작품이자 그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마지막 교향곡, 9번 '합창'을 작곡할 당시에는 실제 청각장애로 전혀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 내청 능력을 발휘하여 작곡했습니다. 또 다른 대표 작품으로는 교향곡 5번 '운명'과 6번'전원',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과 14번 '월광', 그리고 피아노 입문곡으로 유명한 비가텔 25번 '엘리제를 위하여'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고전시대는 역사 상 가장 위대하다고 평가받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작곡가들이 활동했던 시기이며, 이 시기에 확립된 협주곡, 소나타, 교향곡, 오페라 등은 현대 음악에까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70년가량의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기의 음악들이 클래식 음악을 대변할 만큼, 서양음악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대입니다. 후기 시대로 가면서는 여전히 형식을 중시하지만 그 안에서 화려함과 대규모를 추구하는 작품들이 작곡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점점 더 화려하고 큰 규모의 음악을 기대하는 흐름이 형성됩니다. 그에 따라 자유와 확대를 선호하는 다음 양식인 낭만 시대로 흘러가는데, 다음 포스팅에서는 낭만 시대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